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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빈·뮌헨 필하모닉… 올 가을 한국은 ‘오케스트라 빅뱅’

국민일보 / 2022.09.02
장지영 기자

올가을 해외 명문 오케스트라들이 밀물처럼 밀려온다. 9월 13일 도이치 방송 오케스트라를 시작으로 10월에는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취리히 톤할레 오케스트라,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홍콩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오슬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 5개 그리고 11월에는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RCO),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뮌헨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 5개가 잇따라 한국을 찾는다.

 

해외 오케스트라 11개가 불과 두 달 여의 짧은 시간에 한국을 찾는다는 점에서 가히 ‘오케스트라 빅뱅’이라고 불러도 좋을 듯하다. 특히 11월엔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오케스트라들이 몰려 있다. 베를린 필과 RCO는 아예 동시에 서울 무대에 오른다.

 

이들 오케스트라는 한국을 여러 차례 방문한 만큼 클래식 애호가들의 관심은 처음 내한하는 지휘자에 쏠려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지휘자는 오슬로 필하모닉과 오는 핀란드 출신의 신예 클라우스 메켈레(27). 2019년 불과 스물셋에 오슬로 필하모닉 상임지휘자가 된 메켈레는 2021년 파리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으로 취임한 데 이어 지난해 RCO의 차기 음악감독(2027년부터)으로 임명됐다. 중국 출신의 피아니스트 유자 왕과 사귀는 그는 요즘 클래식계에서 가장 화제의 인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의 카펠마이스터(음악감독) 안드리스 넬손스도 이번이 첫 내한이다. 라트비아 출신으로 미국 보스턴 심포니 음악감독이기도 한 그는 2019년 별세한 거장 지휘자 마리스 얀손스의 유일한 제자였다. 체코 필을 이끄는 세묜 비치코프도 첫 내한이다. 구소련 출신으로 젊은 시절 미국으로 이주한 그는 따뜻한 리더십의 소유자로 정평이 나 있다. 2018년 체코 필 단원 투표에서 100% 지지로 상임 지휘자가 된 것은 유명한 일화다. 키릴 페트렌코의 경우 과거 다른 오케스트라와 내한한 적 있지만 상임지휘자를 맡은 베를린 필과는 이번이 처음이다.

 

협연자 라인업도 화려하다. 스타 연주자가 함께 무대에 서는 것이 티켓 판매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피아니스트 크리스티안 테츨라프와 랑랑, 바이올리니스트 재닌 얀센 등 국내 클래식계에도 잘 알려진 연주자들이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한국 클래식의 양대 아이콘인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임윤찬에 가장 먼저 시선이 간다. 조성진은 베를린 필과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의 협연자로 잇따라 출연하고, 임윤찬은 정명훈이 지휘하는 뮌헨 필과 함께 나온다.

 

올 가을 서울에서 ‘오케스트라 빅뱅’이 펼쳐지는 것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일정이 잡혔다가 취소된 공연들이 한꺼번에 몰렸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명문 오케스트라들은 엔데믹이 공식 선언된 올해부터 투어가 정상화 됐다.

국내 클래식 기획사로서도 원치 않는 스케줄이지만 해외 오케스트라와의 지속적인 협업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이들 내한 공연이 모두 객석을 채울지 미지수다. 관객 입장에서 선택지가 많아졌지만 티켓 가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최고가 기준으로 뮌헨 필하모닉은 33만원,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는 38만원, RCO는 45만원, 베를린 필은 55만원에 이를 정도로 비싸다. 높은 가격 때문에 이들 티켓은 주로 낮은 가격대의 좌석들이 팔렸다. 이 때문에 빈 필, RCO, 뮌헨 필 등 일부 공연은 한 회차를 아예 기업에 단체 판매하기도 했다. 올 가을 오케스트라 내한 배틀의 승자는 누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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