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 2023.09.19
장병호 기자
첫 한국 방문하는 지휘자 세묜 비치코프 러시아 출신,우크라이나 침공 강력 비판
체코 필하모닉과 내달 24일 내한공연 드로브자크 작품 선봬…후지타 마오 협연
“때로는 침묵이 악마일 때가 있습니다. 내가 하는 일은 예술이지만, 인간으로서 해야 할 말을 침묵하지 않고 소리 내 말했을 뿐입니다.”
공연 프로그램은 체코의 국민 작곡가로 불리는 드보르자크의 곡으로 채웠다. 특히 드보르자크 피아노 협주곡 G단조는 무대에서 자주 선보이지 않는 오리지널 버전으로 연주한다. 일본의 떠오르는 피아니스트 후지타 마오(25)가 협연자로 나선다. 비치코프는 “드보르자크는 체코 필하모닉의 첫 지휘를 맡았던 작곡가 겸 지휘자로 악단과 정말 깊고 밀접한 관계가 있다”며 “드보르자크 피아노 협주곡은 브람스와 베토벤을 합친 듯하면서도 드보르자크의 음악적 특성을 지닌 곡으로 피아니스트에게 매우 어려운 작품이다”라고 설명했다.
비치코프가 한국을 찾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한국과의 인연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4월 체코 필하모닉의 유럽 투어에서 한국의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함께 협연했다. 비치코프는 “조성진은 정말 대단한 음악적 파트너이자 훌륭한 사람으로 그와 함께한 시간은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고 밝혔다. 한식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다. 그는 “먹어본 적은 있지만 서양에서 현지화된 한식이 아닌 진짜 한식을 먹을 수 있어 기대된다”고 전했다.
흔히 지휘자의 악기는 ‘오케스트라’라고 한다. 비치코프 또한 “지휘는 음악을 표현하는 방법의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연주자들은 강요된 음악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한 음악이라고 느낄 때 가장 행복한 사람들”이라며 “지휘자에게 중요한 것은 인간으로서 연주자들과의 의사소통”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처음엔 지휘자로서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바쁘고 분주하게 실행하는데 집중하게 되지만, 시간이 흐르면 음악을 표현하기 위해선 동료 연주자들과 함께하기 위해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는 순간이 온다”고 덧붙였다.